전문가과정 이론강좌(2018.09.01)-4대문명발생지에 나타난 흙건축 & 괴테의 자연철학

이소유
2025-08-12

<제 1회 유네스코석좌 흙건축학교 전문가과정>

지난 9월1일부터 2일동안 1박2일과정으로 흙건축학교 전문가과정이 진행되었습니다.
승달산 흙마을안에 위치한 흙건축교육전시관 <Studio TERRA>가 개관되어, 앞으로 전문가과정은 목포대와 흙건축교육전시관에서 매월 첫째주 토,일요일 1박2일의 일정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현재 완주흙건축학교에서 종합과정 24학점을 수료하게 되면 전문가과정을 신청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집니다.
희망자에 한해 전문가과정에 참여할수 있는데 먼저 심층면접을 받게 됩니다. 면접합격자는 인턴(6학점), 논문세미나(6학점), 논문(9학점)의 과정을 통해 흙건축전문가 자격증을 수여받게 됩니다.

이중에서 인턴활동은 완주에서 진행되며, 논문세미나는 이번처럼 목포대와 흙건축교육전시관에서 진행하면서 보다 심화된 과정으로 재구성되었습니다.

<전문가과정 일정>
첫날 오후 02:00~04:00 흙마을답사
오후 04:30~07:30 흙건축심화강좌*
오후 07:30~ 저녁식사와 흙건축담화

둘째날 오전 09:00~11:00 교양강좌*
오전 11:00~12:30 논문세미나*

*흙건축심화강좌는 황혜주교수님께서 진행해주십니다.

*교양강좌는 목포대에 계신 유수한 교수님들께 듣는 강좌입니다. 건축인으로서 갖추어야할 가치관을 높이고 교양을 넓혀서 보다 깊은 안목으로 흙건축을 바라볼 수 있도록 마련된 시간입니다. 향후 교외로 강사진을 확대하여 나가면서 다양한 논점과 폭넓은 관점을 배양할 예정입니다.

*논문세미나는 각자의 논문주제와 진행과정을 나누며 교수님의 지도를 받는 시간입니다.

이번 제1회 흙건축전문가과정에는 오명숙, 김영우, 이춘수, 박성현, 모두 4분의 예비 흙건축전문가들이 함께 하였습니다.

첫날에는 흙마을답사를 마치고 목포대강의실에 모여 황혜주 교수님으로부터 4대문명발생지에 나타난 흙건축과 세계건축의 변천과 연대해서 살펴 본 한국건축의 흐름과 주거형태, 구들에 대한 강좌를 들었습니다.



흔히 서양건축, 동양건축, 한국건축 등으로 분류해서 개별적으로 접하게 되는 건축의 흐름을 통으로 정리해서 보여주신 세계건축의 흐름 연대표를 보면서 흙건축의 과거와 현재, 서양과 동양의 궤적을 이해할수 있게 되었습니다.

수혈주거에서 지상주거로의 발전, 고구려에서 근대까지의 주거형태를 살펴보면서 우리나라도 1900년대 초반까지는 초가지붕에 흙벽으로 2~3칸 정도 규모의 민가가 거의 대부분이였다는 것을 다시금 상기하였습니다.
유럽에서는 산업혁명이후 산업도시의 황폐한 주거공간이 철과 시멘트, 유리의 개발로 획기적인 변화를 일으키면서 개선되지만 이 과정에서 흙건축과 같은 기존 주거의 역사성과 연속성이 단절되었다는 점과 우리나라도 새마을운동과 같은 근대화를 통해 대부분의 흙집이 사라졌지만 긴 인류의 주거에서  흙건축은 결코 먼 과거가 아니라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둘째날 아침에는 목포대 독일언어문화학과 한철교수님께서 "괴테의 자연철학" 이라는 제목으로 자연과 신,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의 변천에 대해서 강의해주셨습니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고 말한 이원론자 데카르트는 자연을 철저히 대상으로 인식하였고 반면에  범신론자인 스피노자는 "자연은 신의 표현"라고 말하면서 모든 자연 속에 신이 존재한다고 주장하였다고 합니다.

독일의 작가이자 정치가였던 괴테는 이 외에도 식물학, 동물학, 골(뼈)학, 광학, 광산학 등의 다양한 자연과학에도 탁월했던 인물이라고 합니다. 자신이 선정한 가장 최고의 책이 문학작품이 아닌 "색채론-생리학의 관점에서 본-"이라고 할 정도로 자연과학에 심취한 그는  "사람은 모두 자연 안에 있고, 자연은 모든 사람들 안에 있다."라고 하면서 "자연은 신의 다른 이름"이라고 주장하였다고 합니다.   

자연 속 다양성을 논하며 엄청난 양의 자연관찰일지를 작성했다는 괴테는 "자연은 베일(veil, 얼굴 등을 가리는 얇은 천)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 자연은 스스로 숨긴 것을 드러내고 방금 드러낸 것을 숨긴다."고 논하였다고 합니다. 

괴테의 유명한 희곡 "파우스트"의 실제 무대장치에서 연극배우는 태양을 등지고 서서 빛에 반사된 물방울이 만드는 "색채있는 반영상에 우리의 삶이 있구나."라고 대사한다고 하시며 실제공연의 캡처된 장면을 보여주셨습니다.
이 장면은 우리의 삶은 태양에 직면하여 정확히 바라보는 것이 아니기에 뜨거운 태양빛에 좌절하거나 태양의 강한 빛에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그 반영상의 다채로움과 다양성 속에서 오히려 즐거워 하라는 메세지를 담은 것이라고 한교수님은 설명하셨습니다.

모처럼 듣는 인문학적 강좌가 어려운듯하면서도 흥미로왔습니다.

이후에는 마지막 일정으로 논문세미나가 진행되었습니다. 

모든 분들이 논문을 작성하는 것에 대해 막연함을 갖고 있는데 이 시간은 그러한 막연함을 좀 더 구체화시키고 매달 모여서 흙건축에 대해 꾸준히 논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논점을 정리해 나가기 위해 마련되었습니다.

관찰, 연구한 주제를 자기의 논점에서 정리한 것이 논문이니 너무 어렵게만 생각하지 말고 꾸준히 하다보면 좋은 논문이 나올 수 있다는 황혜주 교수님의 말씀을 시작으로 각자가 생각하고 있었던 논문의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피드백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날 거론된 논문주제와 피드백은 이렇습니다.

1)오명숙
흙건축을 접하지 않은 일반인들이 갖고 있는 흙건축에 대한 인식과 오해, 왜곡은 무엇인지 설문을 통해 조사하고 정리해 본다.
---->흙마을답사를 마친 후에 흙건축에 대한 생각에 변화가 있었는지도 함께 조사하면 좋을 듯하다.

2)박성현
흙은 더러운 것이라는 아이들과 부모들의 태도를 보면서 미래의 흙건축이 염려된다. 이러한 흙에 대한 이미지를 개선할 수 있는 문화프로그램이나 방법은 무엇일까..
흙과 친해질 수 있도록 흙을 이용한 인테리어소품을 개발하고 이러한 활동을 통해 변화된 흙에 대한 이미지를 조사한다.
---->환경관련 행사에서 흙화분을 만드는 활동부스
운영경험에 비추어볼때 흙소품에 대한 일반인의 반응은 매우 적극적이고 긍정적이였다.

3)이춘수
준공을 앞두고 있는 직영공사 현장에서 최초 계획보다 공사기간과 비용이 2배이상 늘어나는 것을 경험하였다.
그동안 발생했던 실수나 하자를 극복하면서 사진들과 자료를 남겨놓았다. 흙을 건축재료로 사용할때 생길 수 있는 문제점과 원인분석, 해결방안 등을 정리해보고자 한다.
---->재료, 시공방법, 관리 등으로 카테고리를 분류해서 정리하면 좋을듯하다.

4)김영우
생각을 글로 정리하는 것이 어렵고 너무 막연하다. 아직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지 못했다.
---->그동안 동학이나 후학에게 했던 조언들과 흙건축을 배우면서 달라진 본인의 이야기를 에세이형식으로 정리해보는 것도 좋은 논문이 될것같다. 글로 쓰는 것이 너무 부담되면 우선 녹취를 하여 나중에 정리하는 방법으로 시작하면 될듯하다.

그저 막연했던, 이런 생각도 논문주제가 될 수 있을까 했던 것들이 황혜주 교수님의 피드백을 통해 정리되어지고 모양새도 다듬어지는 시간이였습니다.

이렇게해서 제 1회 흙건축전문가과정은 마무리되었습니다.

다음 제 2회차는 10월 첫째주 주말(6,7일)에 진행되며 황혜주교수님의 세계 흙건축의 흐름에 대한 심층강의와 목포대 사회복지학과 김영란 교수님의 지역복지와 흙건축에 대한 강의가 있을 예정입니다.

본 과정은 전문가과정을 신청하신 모든 분들에게 열려있습니다.
꼭 함께 하여 흙건축이 우리에게 준 가능성을 보다 선명히 그려내고 전문성을 갖추어 가는 우리 모두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